어릴 적 어른들은 무조건 착한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
간혹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훌륭한 사람의 조건이란 착하다는 조건을 우선충족하는 의미였었다.

나이가 조금 들어 착하다는 것과 선하다는 것과 순수하다는 것을 구분해야 하는 일들이 생겼다.
순수한 것은 선한 것인줄 알고, 선한 것이 곧 착한 것이라 생각해 왔던 소년은 그 미묘하지만 확연한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혼란스러웠다.

어릴 적 내 주변에 착한 사람들은 모두 순진한 구석이 있었다.
남을 잘 믿고, 남에게 잘 속고, 남의 것을 욕심낼 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착한 사람은 욕심이 없는 사람과 같은 의미인줄 알았다.
그런 줄 알았다.

나이가 조금 더 들어 선택에 대한 우선순위를 매기게 되고,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동경이 욕심이 되고, 그냥 그렇게 착하게 사는 사람이 바보같이 느껴지는 날이 왔다.

내가 욕심을 부려야 더 행복해지는 사람이 생기고,
내가 욕심을 부려야 착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아이들이 생기고...

소중한 것이 많을수록 착하게 살기 힘든게 세상이다.
지킬 것이 많을수록 모질게 살아야 하는게 인생이다.

순수한 욕심과 선한 냉정함으로 사는 오늘이다.
괜스레 센치해지는 착한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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